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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중고 창문형 에어컨 Review

내 방은 아파트 귀퉁이에 위치해있어 바람 순환이 전혀 안 된다. 가장자리에 있어서 복도에 있는 다른집 작은방보다는 좋지만은 그래도 바람이 안통해서 답답한건 변함이 없다. 겨울에는 난방이 조금만 되더라도 뜨끈해서 좋지만~

여름!

이 지독히 더운 열대야 여름이면 찜질방 저리가라하는 열기로 가득 찬다.


오죽하면 17년 동안 살면서 매해 여름이면 에어컨이 있는 안방으로 피서를 가야했을까? 작년에는 알바 한다고 에어컨 빵빵한 곳에서 지내다가 새벽에 집에와서 어찌어찌 살았지만 올해는 못 참겠더라. 그냥 방안에 있는 것만으로도 더운데 심지어 컴퓨터가 내뿜는 열기까지 더해지니, 매해 열대야로 35~40도를 왔다갔다하는 방안은 선풍기가 있어도 뜨거운 바람이 나왔다.

 어떻게 하면 내 방을 시원하게 할 수 있을까? 도대체 어떻게 하면? 

 
궁리를 하고 또 궁리를 하다가 창문형 에어컨이 떠올랐다. 미드 중에서 화이트컬러(White color) 라는 미드에 주인공이 집에 창문형 에어컨을 설치하는 것을 보고 문득 '우리나라도 저런거 팔지 않을까? 저거 방에 달아 놓으면 대박일 텐데?' 라는 생각을 했다. 역시 아니나다를까? 팔고 있었다.  

역시나 인터넷 쇼핑몰에는 상당히 많은 업체들이 창문형 에어컨을 판매하고 있었다. 신형은 30만원, 중고는 10만 원대 에어컨은 중고로 구입하는 건 별로이지만 옥션에 있는 업체는 상당히 많은 물건을 팔았고 또 평도 좋은 편이었다. 에어컨 판매자에게 전화해서 이것저것 물어봤는데, 이 아저씨 상당히~ 쿨하다. 좋은 의미로 쿨하다는거고~ 나쁜게 보자면 상당히~ 번거롭고 답답하다는 식으로 대답하신다. 뭐 판매자 성격이 그건 중요한게 아니니 넘어가고~ 중요한건 물건이 좋아야 한다는 것! 그 업체에서 판매하는 건 중고 창문형 에어컨들인데, 아무리 봐도 겉에 외관만 빼고 내부는 모두 이것저것 재활용해서 사용하는 듯했다. 뭐 성능을 좋게 만들기 위해서 그런 셈이니 이해해야한다. 연식이 최소 3년이니 모두 구닥다리 에어컨들인데, (평균 5년 이상인 듯?) 원래 부분을 사용하면 정상적인 성능을 발휘하겠는가? 부품이 제때 공급되는 것도 아닐 테니

내가 선택한 제품은 LG 4~5(LW-046) 모델로

냉방능력 1600W

소비전력 595W

제품크기 : 세로 31.2 cm, 가로 47.2 cm, 길이 38cm

위와 같은 사양으로 구성되어 있다. 신제품인 창문형 에어컨(2011년식) 보다 소비 전력이 100 가까이 더 높은 편이다.

*신제품은 500W 정도


 

그래도 안방에 있는 커다란 에어컨보다는 전기세를 덜 먹으니 눈치 안보고 빵빵하게 틀고 살란다대략 한 달 전기세를 7~8만원 잡아야겠다. ㅋㅋㅋㅋ

내가 구입을 고려했던 이동식 에어컨과 냉풍기는 실제 얼마나 방을 차갑게 할지가 장담할 수 없거니와 무엇보다 위생적으로 문제가 있을 것 같았다. 매번 사용할 때마다 넣어주어야 하는 물, 사용할 때 마다 나오는 습기? 그것들이 계속 밀폐된 방안에 몰려 있으면 그렇게 좋지 않을꺼다. 특히 기관지에 말이다. 이런 냉풍기의 경우에 재활용할 때면 매번 나온다. 그만큼 사람들이 잘 사용하지 못한다는 것과 만족도가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동형 에어컨은 너무 고가이고 사용하는 사람들의 평을 보면 너무 소음이 시끄럽다고 하니 제외!!! 창문형 에어컨은 그런 점에서 상당히 저가에 실제 에어컨의 역할을 하니 딱 내가 원하던 제품이었다.

 

막상 주문을 하고 생각해보니 우리집은 15층에 있는 집. 비록 꼭대기 가장자리 집이지만 에어컨 설치 하다가 창문 밖으로 떨어트리면 그냥 대형 사고다! 으허!!!! 끔찍~ 마침 아버지 회사 동료분이 예전에 인테리어 하시던 분이시라 이쪽에 전문가라고 하신다. 옛날부터 아들네미 뜨거운 방에서 고생(?)하는걸 안쓰러워하셨기에 이번에는 적극적으로 구입부터 설치까지 나서서 도와주셨다.

아버지 동료 분께서 오셔서 창문 구조를 보시고 어디에 설치할지를 물어보시는데
무조건 창문 밖으로 에어컨 몸뚱이가 나가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왜냐하면 아파트의 창문에 경우에 특이하게 튀어나오면 관리사무소에서 민원이 들어오거나 철거하라고 요청이 들어오기 때문이다. 또 에어컨에서 나오는 물이 밑에 집으로 흘러들어가면 어쩌겠는가?

다행히 내 방에 있는 창문은 상당히 넓기 때문에(20cm) 충분히 에어컨을 안쪽으로 설치할 수 있을 듯 했다. 창문 가장자리에는 방충만을 설치하고 나머지 가장자리 부분에는 '?(정확히 뭐라고 부르는지 모르겠다. 철물점에서 사오셨다는데)'을 달았다.


에어컨 윗부분


에어컨 아랫부분

이 철첩을 에어컨 상단과 하단에 피스로 박아버리고 고정시켜버렸다. 중고니까 그냥 신경 안쓰고 그냥 박아버렸다. ㅋ 태풍 불어서 넘어가거나 혹시 방에서 누가 밀어서 에어컨이 떨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방이 시작하는 부분 이전까지 위에 보이는 배기구를 두어야 한단다. 이 부분에서 공기가 왔다 갔다 하기 때문에 이게 방안으로 들어오면 전혀 시원한 느낌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라나? (판매자 아저씨 왈. ㅋㅋ) 나는 이 부분이 창문틀에 위치하게 했다. 나중에 방 안쪽부분은 비닐로 막아버리게 말이다.

또한 에어컨 앞부분이 살짝 들려야한다. 에어컨을 보면 뒤에 부분에서 물이 나오는데, 이 부분이 그냥 똥그란 구멍으로 되어있어서 처음에 어떻게 물을 빼는지 몰랐다. 또 판매자 아저씨에게 전화. '이거 어디에 배출구 있어요?' " 아 그거 뒤에 보시면 왼쪽 하단에 동그란 구멍 보이시죠? 거기에 호수 끼어서 빼시면 됩니다." 아버지가 집에서 안 쓰는 기름 뿜뿌기를 잘라서 호수를 연결했다.

안 쓰는 작은 쓰레기통을 물받이로 썼다. 마지막으로 피스를 모두 박아서 단단히 고정된 에어컨 주위를 하드보드로 깔끔하게 가리고 문방구에 파는 비닐로 가렸다. 테이프로 가장자리를 단단히 봉해주니 짜잔!!!!
훌륭하게 잘~~ 설치가 되었다.
 

소음이 좀 들리기는 하지만 신경을 거스를 정도는 아니다. 더운데 이 정도 소음 따위야. 음악이나 영화 시청시 크게 문제가 안 된다. 사용결과 5~6분이 정도가 지나니 방안이 선선해지고 기온이 7도 정도가 떨어졌다. 20도를 유지하는 것은 처음 본다선풍기를 함께 돌리니 더욱 빨리 방안이 시원해지고 30분이 지나니 좀 추워지는 느낌을 받는다. 흐하하하


 


비가 올까바 하드보드위에 비닐을 덧씌웠고 방안쪽으로 뜨거운 바람이 들어올까봐 다시 또 다른 하드보드로 가리고 비닐로 마감처리했다.




이제 완성!!!

이제 열대야를 이길 수 있겠다! 방안에 기운이 차가워지니 컴퓨터도 씽씽 잘 돌아가는 느낌(?) 후하하!!!  14만원 투자하고 이 정도 성과를 얻으니 참 좋다!

에어컨에 고장 나지 말고~ 여름 잘 부탁한다!!